2024 Recap

2024 Recap
Photo by Kelly Sikkema / Unsplash

사회생활을 한 이후로는 매년 다사다난했다고 느꼈는데, 올해는 특히 많은 성장과 배움이 있던 한 해였다. 개인적으로 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내면을 많이 돌아봤고, 의도적으로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사유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Career

게임 회사 재직 중 많은 현타를 느끼던 중, 우연히 헤드헌터의 연락을 받고 현재 회사를 알게 되었다. 처음 듣는 회사였지만 대표님의 영상을 하나 보고 바로 이직을 결심했다. 면접을 준비하던 2024년 1월 말에 쓴 일기를 보면 민망할 정도로 행복과 기대감에 가득차있다.

테크니컬 라이팅 스킬 대부분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쌓아 왔는데, 분야를 옮기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별 고민도 하지 않고 다소 충동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우리 대표님의 감화를 받아 확신이 생겼던 것 같다. 돌이켜봤을 때 후회는 절대 없고, 오히려 전반적인 업무 능력과 정신력(?)에는 큰 성장이 있었다. 소프트웨어 관련 스킬은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공부를 하다보니 오히려 더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Technical Fluency/Critical Abstraction

AI 연산 가속기 개념을 최초로 접했을 때의 막막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상당히 전문화된 각 구성요소들을 담당하는 박사급 엔지니어분들이 계시는 상황에서, 이 모든 내용 하나하나를 깊이 이해하려 드는 것은 내 역할이 아님을 많은 고생 끝에 깨달을 수 있었다. 큰 그림과 내러티브를 잡는 것을 목표로 삼고 모든 글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있음을 기억함으로써 복잡한 개념들 사이에서 좌절하지 않고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

Resourcefulness

원래 독립적인 성격에 첫 회사도 스타트업이다 보니 혼자서 일 하는 것 자체에는 큰 거부감이 없었지만,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조직이다 보니 제대로된 관리자가 부재했다. 그 와중에 스스로라도 체계를 갖추려고 노력했고, 정보 습득과 도움 요청 등에 있어서 나름의 요령이 생긴 것 같다. 다들 협조적이고 친절하셔서 가능했던 점도 있기에, 매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Tools and Programming

주 업무는 하드웨어 관련이지만, 다방면의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들이고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css, html을 적극 사용해보기 시작했고, API를 만들고 이를 연동한 프로젝트도 만들었다. 다양한 생산성/자동화 툴을 사용하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오히려 틈틈이 개인 시간을 활용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더 능률이 좋은 것 같다. (외시 준비할 때 독일어가 너무 재밌었던 것 같이...)

Health and Wellness

Disciplined Eating

1년 내내 거의 예외없이 매일 같은 아침 식사를 하면서 운동도 했고, 16:8 간헐적 단식도 계속 진행 중이다. 당류나 정제 탄수화물은 최대한 피하는 편이고, 균형잡힌 매크로 영양소를 섭취를 중점으로 둔 단조로운 식단 덕분에 엥겔지수도 비교적 낮게 유지되고 있다.

Self Care

원래도 어느 정도 관심은 있었지만, 2024년은 의식적으로 자기관리에 상당한 자원을 쏟았고, 이는 심신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현재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원동력이되고 있다.

Prioritizing Sleep

제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잠을 줄이고'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했고, 많이 자는 것을 수치스러워 하던 학생 시절 사고방식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브라이언 존슨의 잠이 중요하다는 말에 수면의 우선순위가 격상되었다. 항노화 및 인지 능력 유지를 위해 최소 7-8시간의 수면을 확보하려는 중이고, 요새는 졸리면 그냥 잔다.

Mental and Emotional Growth

Staying Unbothered

칭찬 받고 인정 받으면 물론 좋지만, 나만의 기준이 확고하면 그걸로도 자존감이 충족되기 때문에 타인을 통해 결핍을 채울 필요가 줄어든다. 남의 인정을 구하려고 발버둥치다 보면 불편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Friends Cleanse

모두와 친구가 될 수도 없고, 모두에게 호감이 될 필요도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자끼리의 "자매 연대"를 매우 중시하기에, 항상 격려하고 칭찬하고 발전을 독려하는 편이다. 상대의 미묘한 적대감이나 질투가 느껴지는 경우도 이해하고 넘기곤 했다. 하지만 성장 곡선에서 나와 다른 지점에 있는 사람들은 만나도 힘들기만 한데, 내가 굳이 자원을 쓸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인맥을 한번 정리했다.

Boundaries

차갑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사실 나는 상당힌 공감 과잉형 인간이다. 남들을 도와주겠다며 오지랖도 많이 부리고 감정 및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한 전력이 꽤 화려하다. 2024년에는 내가 타인의 구원자가 될 수 없으며, 그들이 자신의 여정을 갈 수 있도록 거리를 두어야 함을 깨달았다.

Looking Inside

외부의 어떤 사건이나 사람으로 인해 불편한 감정이 들면 즉시 저널링을 하거나 자기성찰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려 했다. 분노든 질투든 외부 자극에 의해 트리거될 뿐, 원인은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내면이 많이 단단해졌다.

Regrets

명색(?)이 외국어 덕후인데 외국어 공부를 너무 못했다. 마음의 부채감이 여전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인데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는 어른의 삶이 답답하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는 시간을 더 잘 써서 공부를 잘 해볼 예정이다.

말만하고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들이 몇 가지 있지만, 올해 하면 되니까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다. 잘 까먹는 타입이라 큰 후회는 없는 것 같다. 매 순간 내 최선을 다 한 것일테니...

2025

이제 적지 않은 나이가 된 만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삶이 행복할 지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다. 2024년에는 평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을 찾았으니,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고, 비전 보드도 만들었다. 2025년에 있을 많은 발전, 배움, 성장이 기대되고, 내가 꿈꾸는 삶에 한걸음 더 가까워 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