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넷플릭스가 나을 뻔했다

활자가 고상하다는 착각에 대하여

그냥 넷플릭스가 나을 뻔했다
Photo by Kourosh Qaffari / Unsplash

나는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자기계발서, 심리학 책, 외국어 학습용 텍스트가 내 독서의 대부분이다. 취향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선택된 편식이다. 예전엔 음악을 틀어놓고 책장을 넘기던 ‘순수 독서’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행동에 목적이 붙는다. 실용성 없는 독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나마 프랑스어나 독일어 소설을 가끔 펼치는 건 언어 학습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예외였다. 소설 한 권을 집어 들었고, 그 결과는 예상과 아주 달랐다. 도파민은 분출됐지만, 남은 건 피로감과 불쾌감뿐이었다.

This post is for subscribers only

Already have an account? Sign in.